검색결과165건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구멍 뚫린 SF 중원, 이정후 성공 키워드 '중견수'

공격만큼 중요한 건 수비다.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메이저리그(MLB) 성공 키워드는 '중견수'다.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에 공식 입단한 이정후의 내년 시즌 포지션은 중견수가 유력하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입단식에서 "이정후를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는 게 현재 계획"이라고 밝혔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유격수와 함께 중견수 포지션 강화가 오프시즌 최우선 목표였다.중견수는 샌프란시스코의 '약점 포지션'이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 DRS(Defensive Run Save)는 –7. MLB 전체 30개 팀 중 23위(1위 토론토 블루제이스·36)에 머물렀다. DRS는 수비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비력이 좋다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 고민은 스티븐 더거(30)가 팀을 떠난 뒤 가속했다. 2015년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더거는 2021년 팀 내 가장 많은 66경기를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해 샌프란시스코의 중견수 DRS는 리그 6위(8). 더거를 지난해 6월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한 샌프란시스코는 그의 자리를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33)에게 맡겼다.야스트렘스키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칼 야스트렘스키의 손자로 운동 능력이 강점인 외야수다. 하지만 올 시즌 야스트렘스키가 우익수로 복귀, 신인 루이스 마토스(21)의 중견수 출전 횟수가 늘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마토스는 그라운드를 총 64개의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매겨 산출하는 UZR(Ultimate Zone Rating)이 –5.5로 최악이었다. 40인 로스터 내 외야수 자원으로 베테랑 마이클 콘포토(30)와 미치 해니거(33)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타격에 특화된 자원. 마토스의 성장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정후와 야스트렘스키가 중견수와 우익수를 맡고 좌익수는 오스틴 슬레이터가 유력하다"며 "콘포토(왼손 타자)와 해니거(오른손 타자)를 외야수로 기용하면서 지명타자로 번갈아 쓸 거 같다"고 전망했다. 일발장타 능력을 갖춘 콘포토와 해니거는 트레이드 가능성도 거론된다. 향후 선수단 구성이 유동적인데 외야 포지션은 슬레이터-이정후-야스트렘스키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우중간이 깊은 홈구장 오라클파크의 특성을 고려하면 우익수 야스트렘스키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송재우 위원은 "야스트렘스키는 발이 빠른 스타일이 아니다. 슬레이터도 마찬가지"라면서 "오라클파크는 우중간으로 타구가 빠지면 정말 발이 느린 선수가 아니라면 3루까지 뛴다. 중견수의 부담이 크다. 이정후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휘문고 시절 이정후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할 때도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대를 이을 유격수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입단 직후 송구의 정확성이 떨어져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꿨다. 주로 우익수를 맡았던 이정후는 2020년부터 중견수로 뛰었다. 수비 부담이 커졌지만 2018년부터 5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치지 않았다.샌프란시스코는 2016년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이 단 한 번에 그친다. 11년 연속 가을야구 문턱을 넘은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중견수 옵션으로 이정후를 선택한 자이디 사장은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더 완벽한 선수나 타깃은 없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18 06:01
스포츠일반

[항저우AG가 남긴 논란②] 아시아에서도 이류 전락...프로농구 프로배구에 무슨 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와 남자축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남녀배구는 각각 12강 탈락, 5위를 기록했다. 남자농구는 7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여자농구는 동메달로 체면치레하는데 그쳤고, 야구대표팀도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농구와 배구는 한국의 대표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3위 안에도 못 들어가는 성적표가 수치스러울 정도다. 국제 종합대회 때마다 프로 구기종목인 농구와 배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자원들이 수준급의 지원과 연봉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운동을 하는데, 이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왜 아시아에서도 '이류'로 전락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유망주 부재다. 단순히 국제 대회 성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리그에서도 유망주가 없고, 대형 스타 재목이 나타나지 않아 인기가 사그러드는 게 현실이다. 2022~23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는 한선수(38)와 김연경(35)이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는 김선형(35), 여자프로농구 MVP는 김단비(33)였다. 남녀 프로농구와 배구 MVP의 평균연령이 35.3세다. 실력에서 이들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후배가 농구-배구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항저우 대회 대표팀에서 한선수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긴급 호출을 받고 다시 소집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후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KBS 해설위원을 맡았던 김연경은 이번 배구대표팀 부진에 대해 “내가 뛰는 동안 미래 세대에 대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유소년 시스템을 갖춰서 인재를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측면에서 부진 원인은 또 있다. 한국 배구와 농구는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한다. 팀별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지 못해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긴 프로 시즌 동안 집중적으로 혹사당한다. 게다가 혹사당한 팀별 주전 선수들이 고스란히 대표팀에도 차출된다. 남자 프로농구 스타급 선수들의 경우 시즌이 훨씬 더 길고 경기 수가 많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과 비교해도 한 시즌 경기 수나 평균 출전시간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NBA의 미국 출신 스타들은 비시즌 동안 대표팀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정도다. 올해 월드컵 미국대표팀은 대학 선발이었다. 반면 선수층이 얄팍한 한국은 농구를 기준으로 할 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10~15명이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모두 뛰어야 한다. 결국 대표 소집 때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불참하고, 국제대회 때마다 부상 탓에 주요 선수들의 공백이 속출하니 한국 대표팀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거나 팀워크 훈련을 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한정된 스폰서 자원이 프로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대표팀을 관리하는 협회는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임 감독제, 전문적인 스태프 지원, 훈련 환경 지원 등의 지원 활동이 턱없이 적다. 성적이 나오기 힘든 구조적 악순환이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표팀 운영을 하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던 것도 문제다. 농구와 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의 경쟁국을 제대로 분석하거나 세계적인 강팀의 트렌드와 흐름을 분석해 적용하는 것조차 전혀 하지 못했다. 한국이 뒷걸음질 하는 동안 다른 아시아팀들은 꾸준히 노력했다. 빡빡한 프로리그가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대표팀에 체계적인 지원을 한 일본 남녀 농구는 괄목할 성장을 보여줬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중국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 팀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 농구와 배구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윤봉우 배구 해설위원은 이번 항저우 대회의 부진을 한마디로 "한국은 실력에서 졌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정리했다. 안덕수 농구 해설위원은 "일본 여자농구가 어린 선수들을 미국과 호주에 유학시키면서 스피디하고 전원이 3점 공격에 나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았다.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구기종목이 당장의 프로 리그 우승이나 인기, 현재 기득권층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혈안이 된 듯 근시안적인 행정을 보였다. 이게 국제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치명적인 독소 역할을 했다. 프로리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대표팀의 클래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연맹과 협회가 협업해 멀리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인프라와 선수층을 넓혀가는 게 절실하다. 이은경 기자 2023.10.13 07:29
프로야구

[IS 포커스] “승부할 줄 안다” 노시환에게 공수겸장 3루수가 보이는 이유

방망이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수비에서도 잠재력을 드러내는 중이다.노시환은 지난달 30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5월 최악의 타격 부진을 겪었던 그가 지난 13일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멀티 히트였다. 이어 31일 키움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해 타율을 0.282까지 높였다. 43타석 무안타라는 기나긴 침묵을 깬 방망이가 서서히 살아나는 모양새다.이날 경기에서 타격보다 더 눈에 띈 게 있다. 바로 수비다. 이날 그는 8회 실책을 기록했고, 9회에는 호수비를 펼쳤다. 한화가 7-1로 앞서던 8회 초 투수 이태양이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빠른 타구가 아니었고, 노시환이 앞으로 달려 나와 포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날 중계를 맡았던 김태형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타구) 판단이 조금 일렀던 것 같다. 오른손을 빨리 덮으면서 글러브에 정확히 포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실책이 보여준 것처럼, 올 시즌 노시환의 수비 지표는 좋지 않은 편에 속한다. 5월 31일 기준 실책 9개로 리그 3루수 중 가장 많다. 수비율도 0.935로 주전 3루수 중 하위권이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제공하는 수비 승리 기여도(WAA)에서도 -0.161으로 최하위(30경기 이상 출전 3루수 기준)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김태형 위원은 노시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재능에 주목했다. 김 위원은 한화에서 노시환을 지도했던 채종국 키움 수비 코치가 신인 시절의 노시환을 엄격하게 훈련시켰다는 일화가 나오자 "노시환은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고 본다"며 "코치는 (지도하면서) 이 선수가 어디까지 (실력이) 올라올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 선다. 그 목표를 바라보고 훈련을 시킨다"고 했다.김태형 위원의 칭찬에 노시환이 호수비로 답했다. 노시환은 9회 때 더 어려운 타구를 마주했다. 송성문이 친 땅볼이 다시 달려 나온 노시환의 바로 앞에서 낮게 튀었다. 그러나 노시환은 주저하지 않고 달려들어 포구했고, 깔끔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더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태형 위원은 "내가 수비 잘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흡족해하며 "저 덩치에 저 정도 몸놀림을 보여준다"며 웃었다. 신체적 재능뿐 아니라 멘털도 짚었다. 김태형 위원은 "어떤 어려운 타구라도 노시환은 (잡기 위해) 승부를 건다. 실수도 승부하다 나오는 거다. 그래서 (노시환의 수비를) 상당히 좋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노시환의 수비는 팀 사령탑들도 주목했던 재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은 경질된 날 바로 전까지 그의 수비를 직접 지도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그의 재능을 치켜세웠다. 최 감독은 "시환이 수비가 정말 잘하는 수비"라며 "핸들링이나 수비 감각이 정말 좋은 선수다. 과거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김동주처럼 체격은 크지만, 순발력이 굉장하다"고 칭찬했다.분명 노시환의 수비는 아직 설익었다. 실제로 경남고 시절에도 프로 입단 후 3루수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수비 어려움 때문에 고교 유격수들이 3루수로, 3루수들은 1루수로 정착해 온 경향 탓이다. 1m85㎝·105㎏의 큰 체격도 그의 수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만들었다.그러나 잠재력은 확실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이 유력한 그다. 지금의 성장세라면 김동주와 최정(36·SSG 랜더스)을 잇는 국가대표 3루수의 계보 계승까지도 기대할 만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1 16:45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도루의 시대, 타이밍 절묘한 배지환의 데뷔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개막한 지 어느새 7주가 흘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MLB에선 많은 규정 변화가 있었다. 피치 클록 강화가 경기 시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경기당 30분가량 줄어들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다른 관심 규정은 베이스 크기 확대(15인치→18인치 정사각형)와 견제구 제한이었다. 희미해져 가던 도루의 가치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 흥미로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루가 늘고 있다.23일(한국시간) 기준 MLB의 경기당 도루는 0.70개로 1999년 이후 가장 수치가 높다. 지난 8년의 추세를 살펴보면 변화가 더욱 유의미하다. 이 기간 경기당 도루가 0.46~0.52개 정도였으니 상승세가 뚜렷하다. 도루 관련 규정 변화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선수와 팀들이 있기 마련이다.빅리그 승률 1위(0.714)를 질주 중인 탬파베이 레이스는 도루 친화적인 규정 변화가 반갑다. 데뷔 첫 153경기에서 도루가 10개에 그쳤던 완더 프랑코가 올 시즌 4경기에서 14개를 성공했다. 팀 내 도루가 4개 이상인 선수가 7명. 팀 도루도 지난해 공동 11위에서 올해 공동 1위(53개)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뛰는 야구'가 팀 성적 향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피츠버그 파이리츠도 '달리는 야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년 연속 100패 이상을 당했던 피츠버그의 올 시즌 공격 수치도 좋은 편이 아니다. 팀 득점 17위,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15위에 그친다. 그런데 팀 도루가 탬파베이와 공동 1위다. 브라이언 레이놀즈는 6번의 도루 시도에 모두 성공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루가 2개에 불과했던 카를로스 산타나도 5번 시도, 100% 성공률을 자랑한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배지환이다. 배지환은 19번 도루를 시도해 14개나 성공했다. 뛰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을 때도 있고, 의욕이 앞서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하지만 MLB가 '도루의 예술'을 다시 경기에 부활시켜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는 시도와 배지환의 재능이 시기상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배지환은 경기에 따라 번뜩이는 타격 재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꾸준하게 상대 팀을 불편하게 하는 건 폭발적인 스피드이다. 현재 MLB 최악의 승률(0.204) 팀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이다. 성적이 바닥을 찍지만,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가 있다. 바로 거포 가능성을 발휘 중인 브렌트 루커와 함께 리그 도루 1위를 질주 중인 에스테우리 루이스다. 장타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루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뛰어난 도루 능력 때문이다. 이미 24개의 도루를 성공, 오클랜드 리드오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도루만으로 우승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달리기의 마술'이 올 시즌을 기점으로 살아난 느낌이다. 1987년 내셔널리그(NL)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시즌 홈런은 94개. 그해 리그에서 유일하게 100홈런을 넘지 못했다. 팀 타율도 0.263으로 평범한 수준. 그런데 팀 도루가 무려 248개로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50개나 차이 났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했지만, 달리는 야구의 정점을 보여줬던 팀으로 지금도 기억되고 있다.아직 신인 자격을 갖춘 배지환으로선 데뷔 타이밍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스피드로 빛을 발하며 방망이 재능도 성장시켜 리빌딩 중인 피츠버그에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3.05.24 00:02
프로야구

[WBC] 비판하는 목소리에 '작심' 김현수 "대표팀 아니었던 선배들, 대표팀 쉽게 봐"

"대표팀 선배들께는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이 (대표팀을) 쉽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아쉽다."대표팀 주장 김현수(35)가 작심 발언을 던졌다.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3일 마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중국전을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쳤다. 예상 밖의 1라운드 탈락을 겪었고,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대표팀 부진을 비판한 건 팬들과 미디어에 그치지 않는다. 야구 선배들 중에서도 쓴소리를 여럿 남겼다. 변호와 위로도 있었지만, 일방적인 비난도 많았다.이에 김현수가 입을 열었다. 김현수는 13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많이 나오셨던 선배들로부터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들이 대표팀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아쉬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김현수의 말처럼 대표팀을 함께 한 선배들 다수가 대표팀을 감쌌다. 해설위원으로 도쿄돔을 찾은 이대호는 취재진을 찾아가 강백호 등 선수들을 비판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택근은 사과의 메시지를 보낸 이정후에게 오히려 위로의 답을 남겼다.반면 양준혁 해설위원은 개인 방송을 통해 “한일전은 내가 본 최악의 경기다. 지금까지 국제대회를 하면 경쟁력이 있었는데 이 경기는 내가 본 최고의 졸전”이라며 “명백한 이강철 감독의 패착”이라며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전략을 짠건지 모르겠지만 단기전은 다르다. 호주를 상대로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에 지면 국가대표를 그만둬야 한다" 등 강한 발언도 여럿 던졌다. 양준혁은 1999년 아시아 선수권대회 이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어보지 못했다.한편 김현수는 이번 대회로 16년에 걸친 대표팀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김현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진짜 마지막인 것 같다. 저는 이제 끝났지만 '팀 코리아'를 믿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뽑힐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뻤다. 또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난 대표팀에 많이 뽑히기도 했고, 나이도 있다. 지금이 내려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제대로 못 하면 능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게 맞다. 후배들이 더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김현수는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고 했다. 김현수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준비는 잘했지만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선수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나도 그렇지만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 (긴장하지 않도록) 선수들끼리 서로 도와줘야 한다"고 충고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14 10:29
배구

처음부터 틀린 강백호의 시선,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

강백호(24·KT 위즈)가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를 범하며 한국 야구 대표팀의 패전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의 B조 1라운드에서 7-8로 패했다. 반드시 승리해야 10일 일본전에서 패하더라도 조 2위로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 타선이 침묵하며 0-2로 끌려갔다. 5회 말 양의지의 3점포, 6회 말 박병호의 적시타로 4-2 역전에 성공했지만, 셋업맨 김원중이 7회 초 로비 글렌다이닝이게 3점 홈런을 맞고 다시 리드(스코어 4-5)를 내줬다. 동점 득점이 절실했던 시점에서 최악의 흐름이 이어졌다. 7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선 강백호가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로 아웃당했다. 상황은 이랬다. 강백호는 상대 투수 워윅 서폴드로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쳤고, 2루를 밟은 뒤 한국 더그아웃을 향해 팔을 치켜들며 세리머니를 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의 발이 2루에서 떨어졌고, 좌익수 울리치 보하르스키로부터 공을 받은 호주 2루수 글렌다이닝이 재빨리 태그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지만, 호주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 번복을 끌어냈다. 강백호는 일단 베이스를 밟은 뒤 심판에게 재정비를 위한 '타임'을 요청했어야 했다. 인플레이 상황에서 자신이 베이스를 벗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세리머니를 하는 건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강백호는 서폴드의 공을 친 순간에도 천천히 1루로 향했다. 마치 홈런을 예단한 것처럼 말이다. 그의 시선은 공이 아닌 1루를 향했어야 했다. 주루 플레이부터 문제가 있었다. 한국 후속 타자 양의지는 중전 안타를 쳤다. 강백호가 2루에 있었다면 5-5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강백호의 본헤드 플레이가 더 아쉬웠던 이유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한국은 7회 말 득점에 실패했다. 8회 초 등판한 투수 양현종이 로비 퍼킨스에게 3점 홈런까지 맞으며 점수가 4-8로 벌어졌다. 8회 말 공격에서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 속에 3점을 추격했지만, 결국 동점은 만들지 못했다. 강백호는 국제대회마다 잡음을 만드는 장본인이 됐다. 지난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도 논란을 자초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지고 있던 상황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고, 이를 본 야구팬들의 큰 비난을 받았다. 당시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나서 이 장면을 지적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이 장면을 지켜보며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이라고 했다. 강백호는 이번 WBC를 앞두고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다시 사과드린다. 이번 대회에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며 도쿄 올림픽 '태도 논란'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2022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 자신이 대표팀에 발탁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강백호의 플레이는 한국의 패전에 분명히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야구는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호주에 져 망신을 당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폭스 스포츠는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강백호가 아웃당하는 장면을 게재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강백호가 너무 기뻐서 뛰어오르다가 다리가 떨어져 태그 아웃당했다. 호주에는 기쁨이었다"며 조롱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강백호에 대해 "빨리 잊고 다음 경기 대비하기 바란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3.03.09 20:00
프로야구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훈련은 훈련처럼, 실전은 실전처럼

오늘로 18회에 걸쳐 연재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마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일간스포츠 독자들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알아가길 기대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와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지금 KBO리그 팀들은 미국, 일본, 호주 등으로 흩어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지난주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대표팀 훈련도 시작됐다. 캠프 출발과 함께 선수들의 경쟁은, 아니 전쟁은 시작한다. 내가 20대 초중반 나이에 캠프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너 놀러 왔어? 왜 그렇게 대충 치는 거야?”내가 혼자서 배트를 휘두를 때 선배님이나 코치님이 했던 말이다. 흔히 프리배팅이라 부르는 배팅 프랙티스(batting practice)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분들이 왜 그랬는지 나도 안다. 내가 이상한 자세로 스윙하는 거 같고, 공을 살살 때리는 거 같기 때문이다. 그분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난 나의 훈련법을 고민하고, 적용했다. 좋은 타격을 하겠다는 목표는 같았으나 방법이 달랐을 뿐이다.시즌이 끝나고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선수들은 보통 휴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한다. 이 기간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스프링캠프에서 수행할 과제를 생각하는 거다. 이번 캠프 목표는 무엇인지, 그걸 위해 뭘 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그래야 훈련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선수 시절 훈련할 때 나는 빈 스윙(실제로 공을 치지 않고 방망이를 허공에 휘둘러보는 동작)을 천천히 했다. 론치 포지션에서 방망이를 살살 내리면서 오른 팔꿈치를 오른쪽 옆구리에 딱 붙였다. 그리고는 오른 팔꿈치를 앞(오른쪽 가슴)으로 밀어냈다. 동시에 하체를 움직인 뒤 배트를 휙 돌렸다. 위에서 보면 배트의 움직임이 V자에 가깝다.이 동작이 이상해 보인 모양이다. 위에서 이 동작을 내려다보면 어떨까? 팔꿈치가 내 상체로부터 떨어져 있다가(론치 포지션) 몸에 바짝 붙었다가(히팅) 다시 앞으로 나가는(폴로스루) 과정이 V와 비슷하다. 즉, 인 앤드 아웃 스윙이다.장난치는 거로 보였던 이 동작은 나름대로 인 앤드 아웃 스윙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런 동작을 매일 수백 번 반복했다. 그래서 나더러 남들처럼 빈 스윙을 해보라고 하면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습관처럼 굳어버렸기 때문이다.스물네 살이던 2006년, 난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2007년 초반엔 타격감이 좋았다가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정말 고민했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예외 없이 인 앤드 아웃 스윙이 망가져 있다’는 것이다.방망이를 자연스럽게 휘둘러보자. 배트 무게를 따라 두 팔이 몸통에서 멀리 떨어질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방망이가 더 움직일 공간이 정해져 있다. 배트의 회전 반경이 작아졌기 때문이다. 이게 도어(door) 스윙이다. 이렇게 스윙하면 정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힘을 싣기도 어렵다.반대로 인 앤드 아웃 스윙은 타자가 느끼기에 부자연스럽다. 그러나 현란하게 변하는 투구를 따라가기에 최적의 스윙 궤적이다. 힙턴할 때까지 팔꿈치를 상체에 붙여놓고 공의 궤적을 따라가다 밀거나 당겨 칠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를 발견했으니 해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반복 훈련 말고는 답이 없었다. 그래서 만든 게 V자 스윙이었다. 배트를 오른쪽 옆구리로 확 당겼다가 앞으로 쭉 내미는 동작을 하루에도 수백 번은 해봤다.여기서 질문 하나. 실전에서도 V자 스윙이 가능할까? 아니다. 투수의 손을 떠나 0.4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하는 패스트볼을 타격하는 배트 궤적이 그렇게 크게 바뀌기는 불가능하다. 완만하게 U자를 그려도 충분할 거다.다만 훈련 땐 뭐든지 극단적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야 실전에서 자연스러운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이뤄진다고 믿었다. 남들이 장난으로 본 그 동작을 하느라 난 땀을 뻘뻘 흘렸다.내가 또 오해를 샀던 동작 중 하나가 있다. 배팅 프랙티스 때도 대충 친다는 거다. 아마 그렇게 보였을 거다. 캠프에서 방망이를 처음 잡으면 난 공을 툭 쳤다. 힘없이 굴러간 공은 1루 근처에 멈췄다. 그렇게 툭툭, 몇 개를 더 쳤다. 그러다 보면 1루 근처에 내가 굴린 공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그다음은 2루수 쪽이다. 그다음 유격수 쪽이다. 다른 타자들이 신 나서, 또 온힘을 다해 장타를 펑펑 치는 것과 비교하면 내가 훈련하는 장면은 장난처럼 보였을 수 있다.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훈련에서 중요한 건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좋은 자세’를 잡는 것이다. 배팅 프랙티스에서는 시속 120~130㎞의 공이 때리기 좋게 온다. 실전에서는 140~150㎞의 강속구가 무섭게 날아온다. 훈련 때 홈런을 뻥뻥 쳤던 스윙 그대로 투수와 맞서 보라. 똑같은 타구를 날릴 확률은 제로(0)에 가깝다. 그래서 난 후배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말한다. “훈련은 훈련처럼, 실전은 실전처럼 해라.”힘을 빼고 설렁설렁하라는 게 아니다. 실전에서 잘할 수 있는 준비를 하라는 거다. 난 그래서 인 앤드 아웃 스윙을 극단적으로 반복했다.또 배팅 프랙티스 때 나는 ‘벽(오른손 타자의 왼 어깨부터 골반까지)’을 단단히 만들기 위해 1루쪽으로, 2루쪽으로 툭툭 밀어 친 거다. ‘벽’이 세워진 뒤엔 힙턴을 이용해 당겨치기도 했다. 타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야에서 외야로 보내면서 내 스윙 밸런스를 점검한 거다. 훈련 때 뻥뻥 쳐서 좋은 밸런스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 오해와 야유를 받으면서 내 타격을 만들어갔다. 고맙게도 내 훈련법을 존중해준 지도자들도 있었다. 2008년에는 어느 정도 폼이 완성된 것 같았다. 성적도 잘 나왔다. 프로 입단 7년만, 나이로는 스물여섯 살 때였다. 당시 난 상당히 빨리 타격을 정립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이정후 선수, 강백호 선수 등을 보면 더 어린 나이에도 전성기에 이를 수 있는 것 같다.내 전성기는 2017년까지였다. 나이로는 서른다섯 살이었다.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힘과 스피드가 모자라지 않은 기간이 2008년부터 2017년, 딱 10년이었던 거다. 2018년 이후 내 커리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데 그걸 만회하겠다고 더 훈련 강도를 높였다. 그래서 힘이 부쳤다. 소속 팀 사정도 좋지 못해서, 내 체력을 안배해줄 여력이 없었다.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난 트레이닝(training, 체력 향상)보다 컨디셔닝(conditioning, 체력 유지)에 더 집중할 것이다. 그랬다면 30대 후반에 기량 하락을 늦출 수 있었을지 모른다. 내가 유니폼을 벗은 지 2년이 됐다. 현장으로부터 한 발 떨어져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했다. 야구 선배로서 후배들이 1년이라도 빨리 전성기에 이르기를, 또 1년이라도 더 늦게 은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건 야구팬들에게도 더없는 선물일 것이다.20대에는 힘과 열정이 남아돈다. 대신 기술과 지혜는 모자라다. 이론이 만들어지면, 체력이 떨어지는 법이다. 마흔 살이 넘었고, 먹방을 찍는 요즘도 난 가끔 상상한다. 지금의 이론과 기억을 가진 채 20대의 젊음을 되찾는다면, 야구를 얼마나 잘할까? 젊을 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1년이라도 빨리 자기 루틴과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직하게 밀고나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전성기가 빨리 찾아온다.지도자도 선수를 조금 더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감독‧코치님이 각자의 개성과 계획을 존중하지 않으면 선수는 보여주기 위한 훈련만 한다. 훈련을 위한 훈련은 실전에서 쓸모없을 가능성이 크다.강한 팀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내가 보고 겪은 강팀은 서로 돕고 존중하는 문화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자신의 키로 볼 수 있는 곳보다 멀리 보기 위한 방법은 뭐가 있을까?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 된다.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다면 (거인은 아니지만) 내 어깨를 기꺼이 빌려줄 것이다. 후배들의 건승을 빈다.오늘로 18회에 걸쳐 연재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마친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일간스포츠 독자와 야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끝.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28 07:0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최지만의 WBC 불참과 스몰마켓 PIT의 운명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좌절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피츠버그 구단이 WBC 조직위원회인 WBCI에 최지만의 수술 이력을 사유로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WBCI가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최지만의 출전 여부를 심의했다'고 6일 밝혔다. 최지만은 지난해 11월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피츠버그 구단은 최지만의 몸 상태가 대회를 뛸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어느 정도 예상된 결론이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11월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를 단행, 최지만을 영입했다. 팔꿈치 수술 직전이었다. 최지만은 올 시즌 피츠버그 주전 1루수가 유력해 구단으로선 그의 팔꿈치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송재우 메이저리그(MLB) 해설위원은 "최지만이 처음 수술을 한다고 얘기 들었을 때부터 WBC 출전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최근 트레이드설까지 나왔는데 피츠버그가 그를 기용하거나,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수가 (WBC에 출전해) 수술한 부위를 또 다치면 영입 효과가 없어진다"고 했다.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여름 트레이드 시장을 예측하며 최지만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했다. 피츠버그 소속으로 공식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트레이드 매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최지만은 현재 2023시즌 연봉 계약을 하지 않았다. 540만 달러(68억원)의 연봉을 요구, 465만 달러(58억원)를 제시한 구단과 맞서고 있다. 어떤 금액을 받더라도 팀 내에서는 고액 연봉자로 이름을 올린다. 스몰마켓 구단인 피츠버그는 올해 연봉이 1000만 달러(125억원) 이상인 선수가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1000만 달러) 단 한 명이다. 투수 리치 힐, 외야수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뒤를 잇지만, 연봉이 800만 달러(100억원) 675만 달러(85억원)다. 다른 구단과 비교하면 전체 연봉 수준이 상당히 낮다. 연봉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2023시즌 피츠버그의 팀 연봉은 총액 6000만 달러(750억원)를 넘지 않는다. MLB 30개 팀 중 하위 28위. 고액 연봉자인 최지만은 팀에서 '관리'해야 하는 선수 중 하나인 셈이다. 송재우 위원은 "피츠버그는 돈 많은 구단이 아니다. 특히 현재 (주축 선수를 판매하고 팀을 새롭게 만드는) 리빌딩을 하고 있다"며 "리빌딩에선 어떻게 트레이드를 하느냐가 중요한데 (최지만이 부상으로 다치면) 하나의 가능성이 사라지게 된다"고 전했다. 피츠버그는 현재 레이놀즈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빅리그 5년 차 주전 외야수 레이놀즈는 이적 가능성이 커졌다. 최지만도 함께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피츠버그가 최지만을 활용하더라도 우선 '건강'이 보장돼야 한다. WBC에 참가해 부상을 당하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답답한 건 선수다. WBC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된 최지만은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선수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꿈을 꾸었을 거다. 이번에 WBC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되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지만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불가 결정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07 17:31
프로야구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트라웃과 이치로의 인사이드 아웃 스윙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내가 생각하는 타격의 기본은 잘 칠 수 있는 공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좋은 스윙으로 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타자에게는 정말 중요하다.지금까지 설명한 건 타격의 기본이다. 그래서 이상론에 가깝다. 실제 타석에서는 좋은 공이 아니더라도 쳐야 할 상황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구종과 코스가 아니라도 말이다. 타석에서 스윙할 기회가 딱 한 번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땐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원샷 원킬’ 스윙이 필요하다. 내 동료 타자들이 어떤지, 상대 투수는 어떤 전략을 쓰는지에 따라 타격 전략이 달라야 한다. 주자가 득점권에 진루해 있다면, 투수는 도망갈 곳이 별로 없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는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기 어렵다. 투구가 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타자는 과감하게 쳐야 한다. 4번 타자 못지않게 5번 타자가 강한 경우에도 투수는 4번 타자와 정면승부를 할 확률이 높다. 반대로 5·6번 타자가 강하지 않다면 투수가 4번 타자에게 좋은 공을 줄 리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볼넷을 얻는 게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주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노리는 공이 아니라도 쳐야 할 때도 있다. 어렵더라도 성공률 3할을 목표로 ‘원샷 원킬’ 스윙을 해야 한다. 타선에 따라 스윙이 달라야 한다내 ‘원샷 원킬’ 타격이 날카로웠을 땐 한화 이글스 타선이 강했던 시절이다. 중심 타자들이 모두 뛰어난 데다, 팀 성적도 좋았다. 그럴 땐 볼넷을 얻으면 팀에 기여하는 거다. 내가 안타를 못 치더라도 다음 타자들이 해결해낼 거라고 믿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나는 내 공만 기다렸다. ‘내가 정말 잘 칠 수 있는 공’ 그거 하나만 생각했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날아오더라도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은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 이런 투구는 방망이에 맞혀도 범타가 될 확률이 높다. 차라리 볼넷으로 출루하는 게 낫다. 보더라인을 파고드는 공을 지켜보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1루 주자가 있을 때) 병살타를 치는 것보단 팀 기여도가 높다고 생각했다.타자가 덤비지 않으면 투수가 급해진다. 위기에 몰린 투수는 코너워크(스트라이크 구석으로 투구하는 기술)를 잘하기 어렵다. 이때 타자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자신이 설정한 존을 공략해야 한다. 그러면 더 좋은 타구를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타격이 안정화하자, 하루에 2루타 2개 또는 홈런 1개씩 때린 날이 꽤 많았다. ‘원샷 원킬’ 스윙은 이런 타격을 만드는 바탕이었다.반면 내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복귀한 2012년 이후에는 팀 타선이 약했다. 주축 타자들 대부분이 팀을 떠난 상황이었다. 젊은 유망주가 많았으나, 그들은 경험이 부족했다. 내가 20대 초반에 쟁쟁한 선배들 덕을 많이 본 것과 다른 상황이었다.이런 타선에서는 4번 타자인 내가 뭐라도 해야 했다. 경기 중반까지 상대 투수에게 노히트노런으로 눌리고 있으면 ‘바가지 안타’라도 쳐서 동료들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 있으면 투수는 (꼭 고의볼넷이 아니더라도) 나와의 정면 승부를 피했다. 유인구를 던지는 걸 알면서도 내 방망이가 따라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1점이라도 귀한 상황에서는 중심타자가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이유에서 타자는 다양한 투구의 코스와 속도에 대응하는 스윙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 스트라이크존을 가로와 세로로 삼등분하면 총 9개의 셀(cell)이 나온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날아오는 투구는 ‘원샷 원킬’ 하기에 딱 좋다. 볼과 구분하기가 쉽고, 맞히면 장타가 될 확률이 높다.문제는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탄착하는 공이다. 어깨높이로 날아드는 공, 무릎 아래로 낮게 깔리는 공은 쳐내기 쉽지 않다. 몸쪽 공은 위협적이고, 바깥쪽 공은 멀어 보인다. 이런 투구에 대응할 때 한가운데 공을 치는 스윙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두 팔의 움직임과, 배트 궤적이 달라야 한다. 부자연스럽기에 반복해야 한다2006년 나는 커리어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2007년 초반엔 타격감이 좋았지만,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결국 타율 0.290, 홈런 21개로 시즌을 마쳤다. 이 시기가 타격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던 때였다. 전반기에 좋았던 스윙이 왜 망가졌을까? 낮은 변화구에 왜 많이 속았을까? 기복 없는 스윙을 만들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내가 찾은 답은 인 앤드 아웃(in and out, 미국에서는 inside out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쓴다고 한다) 스윙이었다. 오른손 타자의 오른팔이 몸통에 붙어 나오다가 투구 궤적에 따라 바깥쪽으로 뻗어가는 것이 인 앤드 아웃 스윙이다. 힙턴 과정에서 두 팔꿈치는 상체로부터 최대한 붙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전력을 보존한 뒤 배트에 전달할 수 있고, 콘택트 존이 넓어진다.인 앤드 아웃 스윙의 반대 개념이 흔히 말하는 도어(door) 스윙이다. 문을 여닫는 동작처럼, 팔이 타자 몸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큰 원을 그리면 곤란하다. 팔이 몸통에서 멀리 떨어진 이후에는 스윙이 갈 길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웃 투 인(out to in) 스윙을 하면 정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힘을 싣기도 어렵다.사실 인 앤드 아웃 스윙의 중요성은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잘 되다가, 어느 순간 스윙이 바뀌어 있었다. 도어 스윙이 인체에 자연스러운 동작이어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았다. 도어 스윙으로 만들 수 있는 히팅 포인트는 너무 작다.인 앤드 아웃을 체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래서 선택한 훈련법이 극단적인 인 앤드 아웃 스윙이었다. 오른 팔꿈치를 오른 가슴에 딱 붙인 채 훈련했다. 그것도 모자라 왼 가슴까지 끌고 가려고 했다.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이 스윙이 몸에 배니까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스윙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훈련 때 그렇게 극단적으로 인 앤드 아웃 스윙을 반복한 덕분에 경기에서 내가 원하는 궤적이 만들어졌다. 이전 연재에서 소개한 '깎아 올려치기'를 극단적으로 하느라 타구가 높이 관중석까지 날아간 것과 마찬가지였다.내 기준으로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이상적인 성적을 내는 타자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다. 트라웃은 정확한 데다 파워까지 있다. 무엇보다 꾸준하다.그 비결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하는 스윙에 있다. 트라웃의 두 팔이 펴지지 않은 채 몸통과 붙어있는 상태에서, 강한 힙턴으로 회전력을 만든다. 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할 땐 팔꿈치를 상체에 붙인 채 몸통을 돌린다. 아웃사이드 피치를 공략할 땐 강하게 후려친다. 인 앤드 아웃 스윙이 ‘원샷 원킬’을 만드는 핵심이다.트라웃은 론치 포지션에서 히팅 포인트까지의 거리가 매우 짧다. 이는 훌륭한 타자들의 공통점이다. 간결한 임팩트가 긴 폴로스루를 만든다. 그게 좋은 스윙 궤적(swing path)이다. 스윙의 결이 좋아야, 즉 수평에 가까워야 정확성이 높아진다. 그래야 타이밍이 다소 늦거나 빠르더라도 공을 방망이 중심에 맞힐 확률이 커진다. 만약 타이밍이 늦었다면 허리만 돌리면 된다. 스윙이 빨랐다면 앞발(오른손 타자의 오른다리)을 앞으로 밀고 나가며 히팅포인트를 조절할 수 있다.반면 도어 스윙은 출발할 때부터 목적지(히팅 포인트)가 거의 정해져 있다. 하체와 상체 움직임이 분리돼 힘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 아웃 투 인 동작은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지만, 타격에서는 비효율적이다. 인사이드 아웃 스윙은 인체에 부자연스러운 동작이기에 더더욱 체화할 필요가 있다.여기서 생기는 또 하나의 질문. 트라웃처럼 허리 회전을 중시하는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이 인 앤드 아웃 스윙의 필요충분조건일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정답은 아니다. 스즈키 이치로는 트라웃과 다른 메커니즘을 가졌다. 그는 체중을 앞으로 이동하는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으로 타격했으나, 탁월한 인사이드 아웃 스윙을 구사했다.일본 프로야구와 MLB에서 통산 4367안타를 때린 이치로의 타격 메커니즘을 타자들은 열심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타격 장인(匠人)의 수련은 곧 인사이드 아웃 스윙을 만들어가는 여정이었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01 07:30
해외축구

1조5000억원 썼는데... 2명만 성공... 네빌 “맨유, 선수들의 무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개리 네빌 축구 해설위원이 시즌 초반 부침을 겪는 맨유를 강하게 비판했다. 맨유는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16일(한국시간) 현재 2022~23시즌 EPL 2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자리했다. 지난 7일 브라이튼과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1-2로 패했고, 14일엔 브렌트포드에 0-4로 완패했다. 여러 내홍을 일으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로 인해 팀 분위기도 엉망진창이 됐다. 이런 가운데 네빌 축구 해설위원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유 사령탑을 내려놓은 2013년 여름 이후 맨유가 맺은 모든 계약을 종합해 분석했다. 네빌에 따르면 맨유는 33건의 계약을 맺었는데, 이중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만 ‘성공’으로 간주했다. 특히 33건 중 24건의 계약은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평균적인 활약을 했다고 평가한 선수는 7명이었다. ‘앰버(노랑)’에 분류한 이 명단에는 호날두도 포함됐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8골을 포함해 공식전 24골을 넣었다. 네빌은 “작년 성적만 놓고 보면 호날두가 앰버 등급이라는 데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한 달 동안 그가 만들어낸 (부정적인) 기사들을 (평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네빌은 “나는 지난 시즌 제이든 산초, 라파엘 바란, 호날두와 계약을 맺어 흥분했다. ‘모두가 엄청난 계약을 했다’고 좋아했다”면서도 “하지만 맨유는 선수들의 묘지가 됐다. 계약은 4~5%만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무서운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맨체스터 유력지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에 따르면 맨유는 2013년 여름 이후 9년 동안 10억 파운드(1조5000억원)를 선수 영입에만 투자했다. 이 매체는 "맨유는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은퇴 이후 이적 시장에서 선수 거래에 대해 큰 비판을 받아왔다. 9년 동안 10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했지만, 성공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16 17:2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